근방추와 힘줄의 신경 반사와 탄성 에너지
우리가 데드리프트를 할 때 바벨을 땅에서 뽑아 올려 시작하는 것과 바벨을 랙에서 꺼내와서 시작하는 것이 다름을 여러분들은 느껴본 적이 있는가? 아마 땅에서 뽑아 올리며 시작할 때 더 무겁고 힘들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 몸 근육의 몇 가지 고유 특성 때문인데, 땅에서 뽑아 올릴 때는 근육이 요령을 피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근육의 특성에 대해 조금 알아보면, 근육에는 근 방추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근육의 길이가 변화하는 것을 감지하는 감각 수용체인데 근육이 순간적으로 늘어나면 근 방추가 순간적으로 늘어나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더 큰 힘으로 다시 수축시키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근 방추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무릎반사가 있는데 허벅지 근육이 연결된 무릎 쪽의 힘줄을 고무망치로 툭 치면 근 방추는 허벅지 근육이 늘어나는 자극을 받고 바로 허벅지 근육을 수축시켜 발을 움찔하면서 앞으로 차게 되는 것이다. 또한 골격근은 탄성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데, 근육을 늘리며 힘줄에 탄성 에너지를 저장하였다가 폭발적인 강한 수축을 만들어내는, 쪼그려 앉았다 수직 점프를 할 때가 그것이다.
그럼 이 기능들을 데드리프트에 적용해보자. 데드리프트는 전신의 많은 근육들을 활성화시키지만 실질적으로 몸통을 세워 올리는 근육은 엉덩이 근육인 둔근과 허벅지 뒤쪽의 햄스트링이다.
여기서 근육이 늘어날 때 근방추와 힘줄에 저장된 탄성 에너지에 의해 강한 수축력을 만든다고 했었다. 하지만 땅에서 뽑아 올리게 되면 둔근과 햄스트링을 늘리는 과정이 없이 처음부터 이완된 상태에서 갑작스레 수축을 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근방추의 신경 반사도, 힘줄의 탄성 에너지도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바벨을 랙에서 꺼내 데드리프트를 시행할 경우 바벨을 땅으로 내리면서 둔근과 햄스트링이 중력의 저항에 의해서 늘어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신전 반사와 탄성 에너지에 의해 땅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더 수월하게 들어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중량의 스쾃이나 벤치 프레스 역시 앉은 상태에서 시작하거나 가슴에서부터 들어 올리며 시작한다면 뽑아 올려서 드는 것보다 훨씬 들어 올리기가 힘이 들 것이다.
하지만 데드리프트라는 운동은 원래 바닥에서 시작하여 탄성에너지의 도움 없이 한 순간 폭발적인 근육 섬유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운동이므로 기록을 재기 위해서는 땅에서부터 시작해 버릇하는 것이 가장 좋다.
왜 빌더들은 세트 사이에 포징을 취하는 걸까?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가끔 몸 좋은 사람들은 꼭 세트가 끝나고 나면 해당 운동 부위를 체크하듯 포징을 취한다. 이런 겉멋 든 듯 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뭘까? 올바른 근육 사용의 척도인 펌핑을 통해 혈액이 해당 부위에 얼마나 몰렸는지를 단순이 확인하려고 또는 대회를 위해 연습을 하는 체크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우리들은 그 모습을 보며 과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쁠 때도 있다. 하지만 사실 세트 간 하는 이 자발적 수축은 근성장을 극대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다.(전에도 다룬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풀어보겠다.)
유럽의 한 생리학 저널에서 세트 후의 자발적 수축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운동 후 자발적 수축을 시행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나누어 12주간 동일한 팔 운동을 수행시키고 자발적 수축 그룹에서만 운동 후 맨손으로 팔을 90도로 접어 4초간 팔의 강한 자발적 수축과 4초의 이완을 10회씩 2분 동안 하는 휴식 아닌 휴식시간을 갖고 총 5세트를 수행하였고, 일반 그룹은 그냥 휴식을 하는 식으로 진행하였다. 그리고 결과를 살펴보면 자발적 수축을 한 그룹은 4주, 8주, 12주 단계별로 근육의 단면적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고, 근력의 측면에서도 최대 자발적 수축력과 근전도가 이두와 삼두 모두 증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디빌더들을 훈련시킨 하니 램 보드의 FST-7이라는 운동 프로그램에는 세트 후의 휴식시간마다 가만히 쉬지 않고 10초에서 30초 정도 간 최선을 다해 정적 수축을 진행시킨다. 하지만 이에 반해 피트니스 관련 저명인사인 브래드 박사는 이 주제에 관해 쉬는 시간에 수축을 하는 그룹과 그저 쉬기만 하는 그룹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였을 때, 결과는 이두와 삼두 , 대퇴직근과 외 측광근의 근육의 두께에서 대퇴직근 외에는 수축을 시행한 그룹이 더 효과적으로 성장을 초래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 연구는 FST-7 운동프로그램과 비교해 봤을 때 가슴은 펙덱 플라이나 케이블 크로스오버, 등은 머신 풀 오버나 시티드 로우, 하체는 레그 컬과 같이 단관 절을 이용하는 운동을 수행하여 최대의 펌핑을 유발하는 반면, 연구에서는 벤치프레스, 밀리터리 프레스, 랫풀다운, 스쾃과 레그 프레스 같은 복합 다관절 운동을 사용했다. 그리고 브래드 박사는 이 연구의 한계점으로 자발적 수축을 가능한 강하게 하라고 하긴 했지만 몹시 주관적인 척도이다 보니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했기에 그 연구 결과만으로는 정적 수축을 통한 근성장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세트 후에 온 힘을 다해 포징을 취하는 사람들을 겉멋충으로 보기보다는 근성장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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